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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리퍼비시 제품

@qortn 2019. 1.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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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부터 화장품까지, 새롭게 주목받는 ‘리퍼비시’

  • AhnLab
  • 2019-01-09

OECD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을 기존 3.0%에서 0.2% 낮춘 2.8%로 발표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을 2.8%로 내다봤다. 이런 통계 수치는 차치하고라도 주말 장볼 때, 또 평일 점심 먹을 때 물가 상승을 체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 때문일까. 요즘 ‘리퍼’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리퍼’라고 하면 스마트폰을 떠올렸던 것도 옛말. 요즘에는 TV 같은 가전제품도 리퍼 제품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특정 제품에 한정되어 있던 리퍼 제품 시장이 가전이나 가구, 심지어 서버나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 덕분이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리퍼가 무엇이고,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또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com)

 

흔히 사용하는 ‘리퍼’라는 표현은 리퍼비시 제품을 일컫는 줄임말이다. 리퍼비시(refurbish)는 ‘다시 닦는다’는 뜻으로, 리퍼비시 제품은 구매자의 단순 변심이나 미세한 흠집 등으로 반품되거나 진열장에 전시되었던 제품을 다시 수리해서 정품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이 같은 리퍼비시 제품은 과거에도 가구나 그릇, 피아노 같은 전시 상품 위주로 싸게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요즘 들어서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카메라, 서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에 부담을 느끼다 보니 저렴하면서도 제품 사용에 문제가 없는 리퍼비시 제품의 수요가 많아진 게 그 이유다. 즉,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리퍼비시 제품이다. 

 

리퍼비시 제품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약간의 흠을 빼고는 정상 제품과 품질은 동일하만, 가격은 일반적으로 30∼40%, 많게는 70%까지 저렴하다. 

 

 

 

스마트폰 리퍼비시 시장 꾸준히 성장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이 2018년 약 1억4천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0%에 가까운 규모이다. 글로벌 신규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리퍼비시 스마트폰 중 삼성과 애플의 제품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리퍼비시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인도 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 리퍼비시 시장 공략에 앞장

애플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을 원래 가격보다 50달러(5만6800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리퍼비시 상품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 출시한 6세대 9.7인치 아이패드 역시 리퍼비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애플이 이처럼 리퍼비시 시장 공략에 앞장서는 건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주기가 2014년 23개월이었던 것이 2016년 31개월로 길어졌고, 가격대가 높은 스마트폰의 수리 비용이 새 제품 가격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높아져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애플의 리퍼비시 제품은 약정 가입 시 무약정 대비 최대 55%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매달 일정 이용료를 지불하면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파손, 고장 났을 때 리퍼비시 아이폰 제품으로 보상해주는 보험 상품도 출시됐다. 이 같은 스마트폰 리퍼비시 제품은 단말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10~20대 젊은층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단다. 

 

 

서버, 네트워크 등 장비도 리퍼비시 인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이 촉발한 리퍼비시 제품은 주문 후 변심으로 수령 거부 혹은 단순 반품된 제품을 신제품과 같은 수준으로 정비해 다시 출고하는 제품을 의미하는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리퍼비시 제품이 지니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서버나 네트워크 등의 리퍼비시 제품은 정상가에 판매하는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의 여유분을 사전에 확보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제때 공급하는 제품을 의미한다. 같은 상품이라면 보다 저렴한 리퍼비시 제품 선호 문화가 먼저 정착한 미국 내 네트워크-서버 장비는 전체 시장에서 30% 규모를 리퍼비시 물량이 소화해낼 정도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리퍼비시가 서버나 네트워크 시장에서 제대로 된 제품으로 인정받고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리퍼비시는 중고 제품으로 인식하거나 창고에 오래 묵힌 재고로 분류하며 문제시하는 경향이 흔했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 벤더들이 무상 기한 종료 직후에도 높은 유지보수 비용을 책정하고, 불필요한 교체를 유도하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을 펼치면서 서버나 네트워크 같은 장비들에서도 리퍼비시 제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국내 서버, 네트워크 장비의 리퍼비시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점유율 15% 미만인 약 2,000~3,000억 규모의 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나 네트워크 등의 리퍼비시 제품만을 취급하는 국내 업체들도 10여 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화장품에 식품까지…리퍼비시 제품만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늘어

지난해 현장에서 리퍼비시 TV의 상태를 확인하고 살 수 있는 매장이 오픈했다. 이 매장에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역수입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에서 패널을 교체해 판매한다. 새 제품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장점과 함께 A/S도 확실히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매장 측의 얘기다.

 

 

이 매장처럼 리퍼비시만을 판매하는 다른 매장들도 덩달아 각광을 받고 있다. 리퍼비시 매장은 최근 들어 10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는데, 2017년 6월 중앙일보가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의 이용고객 소비 패턴 분석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한카드에 등록된 80개의 리퍼비시 매장의 매출은 4년새 10배 가까이 늘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리퍼비시 매장은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도 일대에 분포해 있다. 부도난 화장품 수입 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와 최대 99%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매장도 있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원가 대비 최대 95% 할인된 가격으로 신선제품부터 가공식품까지 판매 중인 매장도 있다.

 

최근 들어 홈퍼니싱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리퍼브시 매장도 알뜰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색상 등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책상이나 제품 홍보를 위한 촬영용으로 사용된 소파, 매장에 전시됐던 옷장 등이 리퍼비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리퍼비시 제품은 스크래치나 주름 등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가격은 정가 대비 최대 50% 이상 저렴하다. 

 

 

같은 제품을 좀 더 싸게 사고 싶은 건 모든 소비자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가격비교 사이트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일 터. 소비자 체감 경기가 한동안 풀릴 낌새가 없는 만큼 외관이나 성능은 동일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리퍼비시 제품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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